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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풍속화에 담긴 조선 사회사람들은 기록에 익숙한 시대를 살고 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관심사를 기록하고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며 심지어 자신의 얼굴의 변화까지 수시로 가록한다. 무엇이든 기록으로 남기는 시대다. 사진이라는 수단이 생기면서 일어난 변화다. 훗날 이런 기록들은 역사의 산물로 그것을 기록했던 시대를 회상하는 매개로 사용될 것이다. 우리가 조선시대를 담았던 풍속화를 통해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상을 담았다. 그 일상 속에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감정과 의지가 담겼다. 관인과 사인 풍속화를 통해 이제 까지 쉽게 접해 보지 못했던 임금을 비롯한 조선사회 관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한 관인 풍속화 , 선비와 양반사회의 운치 있는 삶과 오늘 날 까지도 전해지는 우리사회의 생활 풍속의 유래를 담은 사인 풍속화 , 그리고 조선 후기에 들어 풍속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서민들의 등장으로 조선 풍속화의 전형을 이룬 ‘서민 풍속화’까지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사회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본다. 조선시대 풍속화라고하면 김홍도와 신윤복 만 있는 것은 아니다. 풍속화의 선두주자였던 사대부 출신 윤두서를 선두로 그의 영향을 받았던 조영석과 이 흐름을 이어받은 김홍도와 신윤복 그리고 조영석과 유숙 등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같은 주제의 다른 그림들을 나란히 보면서 그림 감상의 즐거움을 더 한다. 개인적 주목한 그림은 1499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된 ‘십로도상축’이다. 전라북도 순창이라는 곳에서 열 명의 노인들이 모여 십로회를 만들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렸던 그림이다. 오백년 전 노인들의 만남과 사연이 담겨 있다. 이 모임을 주도했던 사람이 신숙주(1417~1475)의 동생 신말주(1429~1505)다. 신말주는 단종 2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아갔으나 이듬해 세조가 즉위하자 사직하고 순창으로 내려와 귀래정을 짓고 은거했다. 그의 10대손인 신경준(1712~1781)은 귀래정유허비를 통해 은둔의 삶을 살았던 신말주의 삶을 전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이런 문화적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 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일반적인 풍속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관인 풍속화와 사인 풍속화로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 사회를 구성했던 전반적인 계층의 주요한 관심거리를 통해 사회 전반적인 모습에 대한 이해를 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 그렇더라도 조선 풍속화의 백미는 조선 후기에 새롭게 주목받으며 등장했던 일반백성들을 주인공으로 한‘서민 풍속화 에 있다고 보인다. ‘형상을 보전하는 데에는 그림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고전 속의 구절은 풍속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자 기록으로 대신할 수 없는 실존의 모습들은 풍속화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거듭날 수 있게 된다. 풍속화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보인다.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시리즈는 그림을 통해 조선 사회를 산 선조들의 예술, 문화를 만나는 기획시리즈다. 네 번째 책인 풍속화에서는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사회를 살아간 선조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풍속화를 저술한 윤 진영 교수는 고전의 바다 장서각에서 역사연구와 미술사의 기초역량을 익힌 후 한국회화사로 미술사 석·박사 학위를 받은 분으로 이제까지 접해 보기 쉽지 않았던 관인, 사인, 서민 풍속화를 총망라한 다양한 그림을 진솔한 설명을 겻 들여 조선사회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풍속화는 옛날로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과 풍물이 있는 그림이다. 과거의 생활 습속이나 삶의 현장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주며, 다양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살피는데 더 없이 좋은 자료다. ‘형상을 보전하는 데에는 그림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고전 속의 구절은 풍속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자 기록으로 대신할 수 없는 실존의 모습들은 풍속화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관인 사인 풍속화를 통해 이제 까지 쉽게 접해 보지 못했던 임금을 비롯한 조선사회 관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과 함께 자세하게 만날 수 있으며, 선비와 양반사회의 운치 있는 삶과 오늘 날 까지도 전해지는 우리사회의 생활 풍속의 유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조선 후기에 들어 풍속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서민들의 등장으로 조선 풍속화의 전형을 이룬 서민 풍속화까지 조선사회를 살아간 조상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서문_ 삶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그림, 풍속화 6

관인 풍속화_ 행사의 참여를 기록하다 10

〈중묘조서연관사연도〉 | 중종이 왕세자의 스승들에게 연회를 베풀다 12
〈효종어제희우시회도〉 | 효종과 신하들이 단비 내린 기쁨을 나누다 16
〈수문상친림관역도〉 | 영조가 청계천의 물길 트는 현장을 참관하다 20
〈영묘조구궐진작도〉 | 태조의 생신에 영조와 왕세손이 근정전의 옛터를 가다 26
〈사옹원 선온 사마도〉 | 영조가 사옹원에서 말을 내리며 과거를 추억하다 30
〈미원계회도〉 | 사간원 관리들이 관복차림으로 여가를 즐기다 34
〈호조낭관계회도〉 | 전·현직 호조낭관이 한 자리에 모이다 38
〈희경루방회도〉 | 과거합격 동기모임, 풍류인가 향락인가 42
〈기영회도〉 | 국가의 원로를 연회로 대접하다 46
〈임오사마방회도〉 | 사마시 동기생들 반백년을 함께 하다 50
〈선전관청계회도〉 | 선전관의 계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 졌나 54
〈평안감사환영도〉 | 평안감사의 부임 축하 환영연을 그리다 58

사인 풍속화_ 만남의 인연을 기념하다 66

〈십로도상축〉 | 오백 년 전 노인들의 만남과 사연을 오늘에 전하다 68
〈남지기로회도〉이기룡 | 숭례문 앞 ‘남지’에서 연꽃을 감상하다 72
〈이원기로회도〉 | 궁중 악무의 요람, ‘이원’에서 기로회를 열다 76
〈석천한유〉 | 호걸스러운 무관, 풍류를 즐기다 80
〈독서여가〉정선 | 선비가 좋아한 그림 속의 그림 84
〈도국가첩〉 | 우아한 선비들의 멋과 운치, 화폭에 가득하다 88
〈연당야유〉신윤복 | 연꽃이 있는 연못가의 풍류를 그리다 92
〈쌍검대무〉 신윤복 | 칼춤의 맵시가 바람을 가르다 96
〈회혼례도첩〉 | 노부모님 회혼례로 온 집안이 분주하다 100
〈제재경수연도〉 | 늙으신 모친을 모시고 춤을 추는 관료들 104
〈평생도〉 | 일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화폭에 남기다 108
〈소과응시〉 | 소과시험의 현장을 풍자하다 112

서민 풍속화_ 서민의 모습을 들여다 보다 116

윤두서 〈짚신삼기〉 | 서민의 일상을 화폭에 담다 | 김득신 〈짚신삼기〉 118
윤두서 〈석공〉 | 불안한 석공 표정으로 말하다 | 강희언 〈석공〉 122
윤두서 〈나물캐기〉 | 나물 캐던 아낙은 어디를 바라보나 | 윤용 〈나물 캐는 아낙〉 126
윤두서 〈목기깎기〉 | 흥미로운 공구의 작동원리를 보여 주다 | 조영석 〈목기깎기〉 130
조영석 〈말징박기〉 | 말을 묶어두고 말징을 박노라니 | 김홍도 〈말징박기〉 134
조영석 〈바느질〉 | 여성의 일상, 화첩 속에 감추다 138
조영석 〈점심〉 | 일손 멈추고 점심을 즐기다 | 김홍도 〈점심〉, 김득신 〈점심〉 142
김홍도 〈서당〉 | 천진난만한 서당아이들 붓끝에서 되살아나다 146
김홍도 〈씨름〉 |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의 현장을 연출하다 150
김홍도 〈대장간〉 | 조선 후기 대장간의 모습을 그림으로 만나다 | 김득신 〈대장간〉 154
김홍도 〈빨래터〉 | 빨래터는 정겨운 만남의 공간이다 | 신윤복 〈빨래터〉 158
신윤복 〈단오풍정〉 | 은밀한 공간이 화폭 위에 펼쳐지다 162
유 숙 〈대쾌도〉 | 젊은이들의 힘겨루기에 군중으로 참여하다 166
〈석진단지〉 | 효자의 이야기, 풍속화로 재현되다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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