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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을믿다. 외 8편
(2008년 제 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저자 :권여선 외 7인
출판 : 문학사상
금액 : 11,000 원
한달여가 조금 못되서 다시 손에 잡은 거꾸로 읽어가는 이상문학상 작품집
단편집이라 끊어읽기도 편하고, 당대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한권에 담겨있어서
읽을때마다 새롭고, 다양하게 문학을 접할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거꾸로 읽기 시작한 이상문학상은 어느덧 2008년까지 접어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아직 서른권 이상이 남아있으니 향후 2년정도는 더 이 책에 큰 관심을 기울여야 되고
벽장에 몰래 숨겨둔 꿀을 꺼내먹는것 같은 즐거움을 향유할수 있게 해준다.
2008년 제 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대상작은 권여선 작가의 사랑을 믿다이다.
아직 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많이 부족한 내게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작가이기도 하다.
권여선 작가이외의 우수상 작가 7인의 이름과 작품은 다음과 같다.
정영문 - 목신의 어떤 오후
하성란 - 그 여름의 수사
김종광 - 서열 정하기 국민투표 - 율려, 낙시공화국 1
윤성희 - 어쩌면
천운영 - 내가 데려다줄게
박형서 - 정류장
박민규 - 낮잠
이 책을 손에 들고 나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ㅎ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박민규 작가의 작품이 있기때문이다 .ㅎ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90%정도쯤은 나하고 감성이 맞는듯한 작가인 박민규 작가 ㅎ
내가 정말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열렬한 팬임이라고 자처하고 있으며, 조만간 그의 작품들 또한 모두 읽어볼 예정이다.
가장 먼저 읽은 작품은 대상작인 권여선 작가의 사랑을 믿다이다.
남녀 주인공의 절제된 감성과 말하지 않았지만, 알수있을것만 같은 그들의 과거이야기에 왠지 동화되는 느낌이 다분하다.
책을 읽다보면 제육과 해물이 반반 올려진 볶음에 안동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는 그들의 테이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함께 한잔술을 나누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듯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익숙할법한 단골술집에서 꺼내는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왠지 가슴깊은곳에서 부터 고개를 끄덕거리고
추억을 반주삼아 따뜻하고 짜릿한 폭탄주가 식도를 타고 흘러내려가는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충분히 대상을 받을만한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작가의 꽉 채워넣어 넘칠것같지만 묘하게 넘치지 않을듯한
무거우면서 잔잔한 표현기법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대상을 받은 권여선 작가의 자선적 대표작
물구멍 없는 화분... 이라는 있을법하지만, 왠지 없을것 같은 독특한 대상으로 인해순식간에 나는 이 작품속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80년대의 매캐한 최루탄연기 사이로 지성을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 대학생들의 생활을 엿볼수 있는 작품이다.
반쯤 기운 벽에 함께 모여앉아 머리를 맞대던 스터디그룹 P형과 산타로 대변되는 두명의 각기다른 개성을 지닌 리더
그리고 그 리더와 붉은 끈으로 알게모르게 엮여있는듯한 현수와 나
특별할 것 없는 주제, 흘러간 이야기를 안주삼아 추억을 반추하던 현수와 나
그리고 겪지못한 이야기에 왠지모를 아련함을 느끼게 되는 기이한 흐름을 가진 작품
우수상을 받은 정영문 작가의 목신의 어떤 오후
일단은 목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했다.
목신.
나무에 붙은 신이라는 뜻도 있지만, 작품중간에 목신에 대해서 나온다.
바로 반인반수. 사람의 몸에 염소얼굴과 염소다리를 지닌 그리스신화에 나온 판 이 바로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 목신이다.
사실 읽으면서 조금 내용을 이해하지못해서 두번을 연속해서 읽었던 작품이다.
한가로운 오후 호수로 여행을 떠난 두명? 세명의 일상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나른한 오후에 왠지 음울한 기운이 감도는 대화내용과 우울함이 번지는듯한 느낌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어느 여름날 죽음을 낮이하게 된 할머니
찐득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복날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를 치루게 되는 가족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와 떨어져 아이들과 살아가는 어머니
거짓전보로 어떻게든 아버지를 부르려 했던 어머니의 노력과
그런 어머니의 부름에 화답하지 않은채 모르쇠로 일관하던 아버지사이에서
기본요금은 열자 내로 전보를 치던 나
열자로 상황을 요약하는 모습이 유독 길게 머리속에 떠다녔다.
조금 독특한 소재의 독특한 이야기
풍자스러울수도 있고, 그냥 기담일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조선시대 허생이 만든 율려국이라는 한국과 중국사이의 조그마한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낙서(문학) 를 최고로 추구하는 율려국 사람들의 문학서열을 정하는 대국민투표
그 투표를 취재하기 위해서 그곳을 방문하게 된 나
출판계와 문학계에 던지는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해설이 돋보이던 작품 ㅎ
실제로 있다면 나도 한번 방문해보고프기도 하다 ㅋ
"... 했습지"
"... 아십?"
"... 그랬습지"
ㅋㅋㅋ
박민규 작가의 < 낮잠 > 과 더불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
수학여행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 압정과 라디오, 마이크그리고 거울
사후세계라는 있을법하지만, 있지 않을것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꺼낸 이 작품은
인물마다 독특한 별명으로 개성을 부여했고, 죽음과 자신의 장례식을 직접 본 그들의 심정을 담담히 토로한다.
그리고 개성만큼이나 각기다른 방법을 택해 흩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왠지 구슬프기 까지 하다.
자살을 하려했던 한 대학교수의 이야기
늪에 빠진후 죽을것같았던 그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었고,
늪과 짙은 안개의 영향으로배경이 왠지판타지(?) 또는 실제세계가 아닌듯한 느낌을 건네주었다.
늪에 몸을 던진이후로 세명의 여자와 함께 살아가던 그는
자신의 은인과도 같은 여인을 두려운 나머지 겁간하게 된다.
끈적한 늪에 몸을 담군듯한 느낌이 든다.
안개와 늪이라는 몽환적인 배경으로 전체적인 느낌이 흐릿한거 같기도 하다.
아버지와의 추억과 애환을 잔잔히 꺼내들은 작품
정류장이라는 누구나 한번쯤은 지나쳐보았고 이용했을법한 이름에 아버지란 이름을 올려두었다.
자신의 집앞에 정류장을 만들기위해서 마을을 팔아버린(?) 아버지. (물론 돈을 받고 팔았다는 것은 아니다.)
아들앞에 내보이던 아버지의 자부심처럼 반짝이고 멋스럽던 정류장 표지를 얻기위해서
아버지는 마을사람들에게 몰매를 맞게된다. 이야기는 생략되어있지만, 아마도 마을을 수몰하고 댐을 건설하기 위한
내용의 정부정책에 남몰래 마을사람들 명의를 무다능로 이용해 동의하였지 않나 싶다.
고모와 함께 쫒겨나다시피 고향을 벗어나 살아가던 주인공은 문득 길을 헤메던 중에 그 정류장을 발견하게 된다.
깊은산중 둥그런 표지판 정류장 표지판 하나
아버지의 상징과도 같던 그 표지판
가장 마지막에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박민규작가의 작품이.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를 시작으로 < 절 >, < 아침의 문 > 등 읽는 작품마다마다 나와는 주파수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던 작가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주파수가 마주할수가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의 작품을 대하는것만으로도 기대감에 사로잡혀 다른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다.
이단 구매해 놓은 책들을 다 읽게되면 그의 전집을 구매해서 천천히 탐미해볼것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가장 잘 맞는 관계는 역시나 이 < 낮잠 >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의 단어, 문장, 표현 하나하나가 내 손끝을 타고 스멀스멀 내 몸으로 스며드러와 결국은 나를 그 상황에 빠지게 만들어버린다.
< 낮잠 >이라는 작품을 읽는동안 나는 이 작품에 얽메여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처연할정도로 슬픈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태연하지 않는 모습으로 태연한듯 현실에 마주한 홀로된 남자의 이야기
주인공은 나이가 들어도, 질투를 하고, 사랑을 하고 추억에 잠기며,
그의 육체는 노쇠하였지만, 그의 마음과 정신은 젊은날의 그것과 전혀 다를바 없음을 나타낸다.
끝없이 공감하며, 끄덕였던 작품
매년 한해 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중·단편 소설들만 모아 싣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2008년도판이 출간되었다. 대상작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 외 총 7편이 수록되었다. 대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 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감정과 그 기복을 두 겹의 이야기 속에 감추어 묘사한 작품이다.
사랑을 믿다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대상작인 권여선의 와 자선 대표작 외에도 우수상 수상작으로 정영문 씨의 , 하성란 씨의 , 김종광 씨의 , 윤성희 씨의 , 천운영 씨의 , 박형서 씨의 , 박민규 씨의 등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대상작이자 표제작인 사랑을 믿다 는 디테일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을 최대한 절제함으로써 끝까지 두 남녀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들춰나지 않도록 ‘숨기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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