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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글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다섯 살, 여섯 살 배기인 우리 아이들이 요즘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이야기한다 싶으면 이렇게 이야기 한다. ‘거짓말이야.’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큰 소리로 말한다. ‘엄마, 형이 거짓말해요,’ ‘지오가 거짓말해요.’ 이러면서 서로를 이르느라 바쁘다. 그럴 때마다 동생이, 형이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말해줘도, 아이들은 서로 거짓말하는 거라면서 속상해하고 또 억울해한다. 내가 봤을 때 아이들이 일부러 서로 다르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니 거짓말이라는 단어는 그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고 거짓말이라는 말이 나쁜 말을 한 것처럼 부정적으로 들렸기 때문에도 아이들이 다른 단어를 써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각자 서로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이야기하면서 맞다고 하니, 서로 거짓말한다고 여길만도 했다. 이렇게 내가 거짓말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 책<비밀가족(최은영 글. 개암나무 출판)>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거짓말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내려 보게 되었다. 그리고 비밀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말이다. 사실 비밀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잘못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고, 비밀을 위한 거짓말을 위해 또 수많은 거짓말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면? 과연 그 비밀을 지키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거짓으로 뒤 덥혀버린 비밀을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일까. 아빠의 비밀을 할머니로부터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해야 했던 민후는 눈덩이처럼 계속 커져가는 거짓말 때문에 힘들어했다. 거짓말은 계속 거짓말을 하게 했고, 거짓된 말은 거짓된 행동으로 이어져 민후네 가족은 온통 거짓으로 가득 찬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짓된 생활은 민후 뿐 아니라 가족 모두를 힘들게 했다. 민후 가족의 거짓된 생활만 볼 수밖에 없는 할머니는 민후네 가족을 이해할 수 없었고, 민후네 가족 역시 할머니를 이해시킬 수 없었다. 그저 또 다른 거짓말로 할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뿐 말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걱정은 더 커질 뿐이었다. 할머니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가졌던 비밀과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했던 수많은 거짓말이 오히려 할머니를 더 걱정시키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민후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너희 가족은 거짓말쟁이 가족이야’라는 말을 듣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가훈이 정직일 정도로 솔직함을 강조하던 부모님으로부터 강요받은 비밀과 비밀을 지키기 위해 했던 거짓말만으로도 힘들었던 민후. 친구를 통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해준 친구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민후의 비밀 고댁은 민후네 가족은 그동안 해온 모든 거짓말을 단 번에 깨트려주었고, 가족 간에 쌓였던 감정도 모두 해결해주었다. 많아야 초등학교 2,3학년 정도 되 보이는 민후에게 비밀을 지킨다는 것은 너무나 힘든 것이었다. 그만큼 아직 순수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말이다. 이 책은 민후처럼 아직 사춘기가 오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에게 권하기에 좋은 책이다. 특히 이제 막 유치원을 졸업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학교라는 새롭고 넓은 환경에서 다양한 상황을 맞닥뜨려야 하는 초등학교 1학년 친구들에게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어린이집부터 시작해서 유치원을 다닌 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 정도 단체 생활에 대해 적응을 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유치원과는 많이 다르다. 초등학교는 작은 사회나 마찬가지이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쳐나가야 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등하원도 혼자 해야 하고, 교과서나 숙제, 준비물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선생님 역시 유치원 선생님과는 많이 다르다. 초등학교 선생님의 역할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는 가르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작은 사회인 초등학교에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옳은 행동을 하는 것. 처음엔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만 했던 민후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되었다. 옳지 않는 것을 강요받는다면 설사 그것이 부모님이라 하더라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거짓은 거짓을 부르고 점점 더 큰 거짓을 하게 할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빠의 비밀 하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거짓말을 계속해서 하게 되면서 민후는 그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가장 큰 깨달음은 정직한 것이 모든 일에 있어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할머니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했던 비밀로 인해 온 가족이 거짓투성인 집에서 생활하며 괴로워하고 할머니에게 더 큰 걱정을 끼쳤던 것을 보면서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간 뒤 이 책<비밀가족(최은영 글. 개암나무 출판)>을 읽게 된다면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민후처럼 많은 거짓말을 해야 했던 비밀이 있었는지, 나중에 그 비밀을 어떻게 고백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부모님이 시켰던 비밀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싫었었는지도.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읽히는 책이었지만, 사실 책 속의 민후네를 보면서 부모의 입장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옳은 것을 가르치고 본을 보여주어야 할 부모이면서 때때로 우리 아이들에게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키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서 조금 뜨끔뜨끔했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비밀을 지키라고 하는 것과 거짓말을 시키는 것은 아이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씌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들도 함께 읽어야 하는 책이지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라면 거짓말을 해서라도비밀을 지켜야 할까요? 가족 간에 비밀이 있어도 될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해도 괜찮을까요? 비밀 가족 은 가족의 비밀을 지키려고 본의 아니게 계속 거짓말하게 되면서 도덕적 갈등을 겪는 민후를 통해 ‘착한 거짓말(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짚어 보고 아울러 진정한 가족애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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